주말에 애들이랑 먹을 간식으로 애플파이 구웠어요.

근데, 과연 주말까지 남아있을랑가 모르겠어요.

 

우선, 저는 어렸을 적엔 사과 씻어서 와작와작 잘도 씹어먹었었는데,

언젠가부터 사과를 먹으면 입술이 붓고, 목이 엄청나게 따갑고 아프고 붓고,

그러다 눈까지 따가우면서 눈물나고 목소리도 걸걸하게 바뀌다가 정말 심하다 싶을 땐

목소리도 거의 안 나와요.

 

놀라서 검색해보니 사과 알레르기? 뭐 그런게 있다는 것 같은데,

처음엔 사과만 그랬던 것이 점점 복숭아, 대추, 감, 키위, 체리, 자두, 밤, 땅콩 당근까지

그래서 지금은 생과일, 생야채 중 많은 부분을 못 먹어요.

아, 귤, 수박, 파인애플, 참외, 열대과일류 등은 괜찮은 것 같고,

익혀 먹으면 아무 문제 없구요.

 

좋다는 사과를 그런 이유로 잘 안 사게 됐었는데요,

복숭아, 체리, 사과 등 정 먹고 싶으면 몇 개 얼른 먹고 잠깐 딴 생각하고 있으면

운 좋게 아픈 반응 안 올 때도 1/7정도는 있어서, 그 요행을 바라고 가끔 먹기도 해요.

그리고 정아프겠지만, 엄청나게 먹고싶을 때는 이렇게 익히는 방식으로 애플파이 만들어 먹기도 하구요

 

20cm 정도 되는 파이팬 1개로 구웠어요.

 

파이 크러스트 : 통밀 170g, 소금 1/2작은술, 무염버터 113g, 유기농 설탕 15g, 찬물 60~80ml

사과 필링 : 사과 500g 정도(사과 2개), 55~60설탕, 레몬쥬스 1큰술, 시나몬파우더 1/2작은술,

                맥가루 약간(없으면 생략해도 무방),  버터 14g, 옥수수전분 7g

            

1. 밀가루 + 깍뚝썬 찬버터를 스크레이퍼로 잘게 썰어서 소보루화한 뒤, 버터와 찬물을 넣고 손으로 슬슬

    섞어 한덩이로 대충 뭉쳐 비닐봉투에 넣어 냉장고에서 1시간 정도 휴지시켜요.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윙윙 돌리면 편해요)

2. 그동안 사과는 껍질 멋겨 작게 자른 뒤, 레몬즙, 설탕, 시나몬파우더를 넣고 잘 섞어둬요.

    전 시나몬향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적게 넣는 편이에요.

3. 휴지시킨 반죽을 꺼내 덧밀가루 뿌려가며 3절접기를 3-4번 한 뒤, 밑판과 뚜껑용으로 2등분 정도

    나눠줘요.

    (3절접기는 : 파이지 만들때 주로 하며, 길게 밀어 양쪽으로 접어주는 걸 몇 번 반복하는 방법)

 

 

4. 반죽을 파이틀에 맞게 얹고, 다시 봉투에 넣어 냉장고에 넣고 다시 휴지시켜요.

5-6. 사과를 체에 밭치면 사과에서 나온 수분에 버터를 넣고 전자레인지로 5-7분 정도 돌려

       걸쭉하게 만들어요.

 

 

7. 사과에 옥수수 전분(없으면 박력분)을 넣고 섞은 뒤, 캬라멜화한 사과즙을 넣고 잘 섞어 필링을

    완성해요.

8. 파이지를 꺼내, 안에 사과필링을 넣고

9. 뚜껑을 덮은 뒤, 뚜껑이 아래 파이지 가장자리를 감싸고 밑으로 가게 찝어줘요

 

10. 가장자리를 잘 아물린 뒤

     (저처럼 대충하면 구운 뒤, 모양이 안 살아요. 좀더 확실하게 꾹꾹 눌러주세요)

11. 가장자리가 잘 타므로 호일로 둘러준 뒤, 220도로 예열된 오븐을 200도로 낮춘 뒤

     30분정도 구워줘요

 

 

구우면서 중간에 열어보지 않고 구우면 되구요~

색이 너무 진하게 나지 않게 중간중간 오일 안 파이 상태를 확인하다가

색이 너무 짙게 나는 듯하면 온도를 좀 낮춰주세요

 

바삭바삭...

 

 

식혀야 해요.. 꼭!!!

울집은 오븐에서 뭔가 구울 때면 애들이 막 몰려와서 당장 먹게해달라고 하기 때문에

식히는 과정은 무조건 생략입니다요.

 

 

완성도 뭐 그런거 없어요. 구우면 바로 대령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결은 바삭바삭.. 좀 수고스러워도 3절접기하면 타르트결 말고 파이결처럼 나와서 좋아요.

 

 

갓 구운 거라 엄청 뜨겁기도 하고, 아직 안 쪽 수분이 잘 뭉쳐져 있지 않은 상태인데 그냥 자른 거라,

이모양;;;

사과도 즙이 굳으면서 같이 굳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을 안 주네요.

가능하면 식힌 뒤, 먹는 걸 꼭 추천해요~

 

 

 

수분이 많은 필링을 구울 때, 바닥 파이지도 바삭하려면 흰자를 거품내 발라준 뒤,

필링을 넣고 굽는 방법도 있어요

 

 

한 시간정도만 지나도 요렇게 굳어서 훨씬 먹기 편해요.

 

 

하지만, 남은 건 달랑 3조각.....

이 레시피는 파이지가 안 달아요. 필링은 사과의 당도에 따라 달달함이 다르구요,

좀더 달콤하게 먹고 싶다~ 이럴 땐, 뚜껑에 계란물 바른 뒤 설탕을 솔솔 뿌려 구우면 됩니다요~

 

아, 내일은 주말이네요.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