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취향과 느낌이 다른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제6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11회 본격 미스터리대상 동시 수상에 빛나며, 본격 미스터리의 숨은 강자 마야 유타카 국내 첫 출간작 이라고 몇 년 전에 발간된 책을 이제서야 읽어봤다.


워낙에 미스터리, 수사 및 탐정, 괴기 등의 소재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을 좋아해서 그쪽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읽고 있었다가 새롭게 알게 된 작가이다.


17세 작고 여린 소녀의 어깨로 짊어지기엔 너무 묵직한 사건이지만, 그 사건을 통해 어머니의 빛나는 명성을 이어받음과 동시에 탐정으로 제대로 데뷔하려는 애꾸눈의  소녀, 미사사기 마케게.

 

"제 왼쪽 눈은 전실을 꿰뚫어봅니다."라는 퍼포먼스와 함께 사람들의 수긍을 얻어내며 사건을 풀어헤쳐 나간다.


주인공이며 화자인 다네다 시즈마는 어머니의 죽음이 내연녀가 있는 부친이 보험금을 타기 위한 것이었고, 주인공과 모친에게 보여준 다정하고 가정적인 부친의 모습이 그저 가식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부친을 죽음으로 몰게 된다. 그 후 자신도 죽기 위해 다시 찾은 고토노유에서 만난 외눈의 소녀 미카게와 함께 연달은 10대 소녀의 살인사건에 함께 휩쓸리게 된다.


 

> 스포가 있으므로 이 책을 읽을 계획이 있으시다면 생략하세요~

 

오랜동안 전설을 간직하여 마을의 구심점이 되어 존경과 두려움을 한몸에 받아온 한 명가인 고토사키 집안에서 잔혹하고 처참하게 10대 소녀들이 죽어나가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내부인, 즉 가족 구성원 중 한명으로 의심되는 범인은 교활하게도 매번 살인 현장을 잘도 빠져 나가고, 명탐정으로 존경받던 어머니인 미사사기 미카게의 이름을 이어받은 이제 갓 탐정으로 데뷔하는 17살의 외눈 소녀 미카게 2대째는 논리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미카게는 사건 해결 도중 스승겸 조언자겸 열렬한 지지자인 부친을 범인의 손에 잃기도 하고, 범인의 함정에 빠져 살인을 막지 못하지만 결국은 해결하여 뛰어남을 인정받는다.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시즈마는 그로 인해 삶의 의지를 얻게 되지만, 미카게는 사건 해결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그 뒤, 시즈마는 삶을 이어갈 이유를 찾지 못해 다른 곳으로 가 자살하지만, 살아나게 되어 다른 이름으로 18년의 삶을 살게 된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시즈마는 기억을 잃고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결국 기억이 돌아와 다시 한번 고토노유를 찾고 18년 전, 미카게 2대째와 만났던 자리에서 꼭 닮은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미카게 3대째로 역시 뛰어난 명탐정으로 이름을 날리다 사건을 해결하는 도중 죽은 미카게 2대째의 딸이었다. 혹시 이 소녀가 자신의 딸이 아닐까 싶어 나이를 물어보지만, 16세라는 말에 자신의 딸이 아님에 안도와 함께 실망을 하게 된 시즈마.


18년 전 고토사키의 손녀인 10대 소녀 3명과 미카게 2대째의 부친을 죽인 범인과 같은 수법으로 다시한번 고토사키 집안의 십대 소녀들을 하나씩 살육하며 살인마는 부활하게 된다.


명탐정인 어머니의 빈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훌륭히 탐정으로 데뷔하기 위해, 다시 시작된 살인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이라면 어머니의 추리가 잘못됐다는 것이기에 그를 해결하기 위한 미카게 3대째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어머니의 잘못된 추리로 인한 갖은 추궁과 모욕을 감내하며.


미카게 3대째 곁에는 18년 전과는 달리 듬직하고 능력있는 조언자는 없지만, 시즈마는 수습조수를 자청하여 남게 된다.  그리고 미카게 3대째에 의해 밝혀지는 잔혹하고 교활했던 살인사건의 전말과 동기 및 수법, 그리고 범인의 정체를 보면서 뜨악하게 될 것이다.

 

 

단순한 추리물 내지는 정통에 가까운 수사물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던 터라, 예측하지 못한 결말을 보고 나니 생명의 존엄성이 추락해버린 폭력적인 내용을 접한 것 같아 허무하기도 하고 뒷맛이 씁쓸하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어릴 적부터 명탐정을 동경해왔으며,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궁금했다고 말한다. 그에 번역가는 아마 이 작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이 작품에는 명탐정의 탄생이 녹아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딱히 명탐정이라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데 충실한 연쇄살인마의 정체를 까발린 작품이지 않은가 싶었다.


더구나 미카게 2대째도 그렇고 3대째도 그렇고 범인을 오인하거나(어찌됐든) 수사 도중 타겟이 된 10대 소녀들은 계속 죽어나갔고, 경찰들도 동원된 마당에 다들 속수무책이 아니었나 싶었다. 결국 탈 수 있는 장작이 다 타버리고 재만 남은 것 같은 결말은 명쾌하고 신들린 듯한 명탐정 사건 해결이라고 보기엔 부족할 것 같았다.


다만 작품 초반부터 명망 깊은 집안 10대의 꽃다운 소녀들이 목이 잘린 채 죽어나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탐정들과 경찰들이 들러붙었지만 교묘히 사각지대를  침투하여 원하는 살인을 계속해나간 치밀하고 영리한 범인.

분명 집안의 가족 중 누군가인데 도통 잡히질 않아 이유가 뭘까를 고심하게 하는 걸 보면 집중도는 굉장히 높은 작품임은 틀림없다.


'도대체 범인이 누굴까? 분명 가족 중에 있는 건 확실한데, 도대체 왜 자꾸 죽이는 거지?'

'승계가 목적인가? 권력? 어떻게 이렇게 감시하고 있는데 뚫고 들어가 살인을 하는 걸까?'

등 곳곳에 숨겨져 있는 듯한 트릭과 동기가 궁금하여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하긴 했다.


마야 유타카라는 작가는 잘 모르지만, 이 작품 역시 작가의 특색이 잘 살아 있다고 하니 또 다른 작품을 읽어 작가의 특색을 좀더 알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

 

<잔혹하고 슬픈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들>

 

  박지선, 이노우메 히로미 / 청아출판사

 

 

뭐랄까, 나는 좀 이상한 아이였던가?

어릴 적부터 공포, 괴기, 요괴, 귀신 등 무서운 이야기들을 좋아했다. 엄청. 영화도 가장 선호하는 장르가

공포 내지는 스릴러, 꺼려하는 장르는 코미디와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픈 영화들,

그리고 로맨틱코미디(는 가끔 보는구나)였으니.

 

그게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가 누군가로부터 "너는 왜 맨날 그런 것만 보니?"

내지는 "그런게 재밌어?","그거 볼 시간에 이걸 해라." "너 성격 이상하다."라는 말을 듣다가

"그러니까 니 성격이 그렇지. 고쳐야 해."라는 말까지 들으니 착찹했다.

 

무섭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면 성격 이상한 거고, 뭔가 잘못된 사람인 건가?

 

 

 

왜에?

공포영화나 괴기영화 엄청 좋아하면 안 되? 그럼 이상한 거야?

그냥 취향이라고 생각해주면 안 되는 거야아~~~?

 

뭐 그렇다고 상처받고 쭈그러져 있거나 한 건 아니고,

믿었던, 아주 가까웠던 사람들에게 들은 말이라 상처는 조금 받았지만

 

흥!

 

 

나이를 먹어선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책이건, 영화건, 만화건 죄다 그대로다. 일관성!!!

 

 

암튼, 오늘 소개할 책은 아마 이런 기담이니 괴담이니 하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읽혔지

싶은  책이기도 한데, 나는 뒤늦게야 읽게 됐다.

 

전에 무척이나 기대하고 항설어백물어도 그렇고, 다른 일본 기담이나 요괴 관련 책을 몇 권 읽어보고

생각보다 평이하고 허술한(오래 전에 출판됐기에 문체나 구성이 아무래도 현대적 감각과 맞지 않았을 터) 점에 나름 실망한 터라, 이 책도 별 기대는 않긴 했다.

 

오, 근데 기대를 않는 걸 넘어서 마이너 기운을 가지고 읽었더니 오히려 괜찮았다.

 

 

 

일본 기담(이하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크게 원한, 사랑, 요괴, 동물, 괴이의 그 5주제 안에 5-6가지의 소재를 가진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들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일본은 기이한 이야기가 세월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나라로 오랜 내전으로 죽음과 친근해진 탓일 수도 있고, 죽은 영혼들이 모두 신이 된다는 독특한 종교관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전쟁과 잦은 지진 등 불시에 찾아와 삶을 앗아가는 것들과의 오랜 동거는 일본만의 독특한 이야기들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죽은 영혼들이 모두 신(반드시 좋은 신 혹은 고귀한 신이 아니고 소위 말하는 악귀나 원령 등도 다 포함된 것 같다)이 된다는 종교관을 가졌는지에 대해선 처음 알게 됐고, 바로 옆 나라인 한국 역시 일본의 기담처럼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신화니 전설들이 하는 것들이 있는데 조금은 다른 맥락인 걸까? 

 

우리나라도 오래 전 삼국 이전에도 수시로 싸워왔고, 삼국으로 각이 잡힌 뒤에도 싸웠고, 대륙에서 혹은 바다 건너 왜적으로부터의 침입도 받아 왔고, 남북이 갈리느라 싸우는 등 수많은 전쟁통에 많은 생명들이 죽어나갔는데, 한국도 예전의 전설에 더해서 그런 많은 죽음과 역경을 통해 생겨난 각종 괴이한 이야기들이 한국만의 종교관, 민족성, 문화 등으로 다르게 발달한 것인가?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억을한 영혼들, 특히 애정 문제로 갈등하다가 장벽이 나타나자 너무도 쉽게 목숨을 던지는 주로 여자(대부분 원혼이 된다)들과, 그당시에 팽배했던 계급계층이 휘두르는 권위의 폭력 앞에 무너져 복수를 하는 모습들을 보니 안타깝긴 했다.

 

그런 경우 한국 원혼들은 억을함을 호소하고 결국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로 결론나지만, 일본 모노노케들은 자신이 직접 복수를 행한다는 어찌 보면 적극적이고 더 공격적이라 읽는 입장에선 더 시원해야 하는데, 읽다보면 또 그것도 아니다. 또한 일본의 원혼들은 굳이 권선징악과는 상관없다고 했는데, 한국이건 일본이건 무조건 집착하다 복수를 하거나, 나쁜 짓을 한 경우 벌을 받는 경우가 꽤나 있는데, 그건 이야기 상황에 따라 다른 거 아닌가?

 

 

암튼, 귀신 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엉덩이 붙이고 한 권쯤은 거뜬히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마구 흥미진진하다거나, 엄청나게 소름끼친다거나 한 건 절대 아닌데, 그냥 죽죽 읽혀진다.

 

 

잠깐 스포를 좀 하자면,

 

원한에 속한 이야기 한편인 추녀의 복수(오쓰야 괴담)을 소개한다.

이 이야기는 혼란스러웠던 전국시대를 종식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가 들어선 에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당시 괄목할 성장을 이뤄 죠닌이라는 도시 상공업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문화와 경제 모두 활기를 띤 겐로쿠 시대에 벌어졌던 기이한 이야기다.

 

은퇴를 앞둔 하급 무사 다미야라는 사무라이는 딸을 하나 두고 있다. 딸인 오이와는 어릴 적엔 무척이나 고왔지만, 천연두를 앓고 난 뒤, 얼굴이 괴물처럼 일그러져 혼인이 어려워졌다.

다미야는 자신이 살아 있을 적에는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지만, 자신이 죽은 뒤 남겨질 아내와 얼굴이 흉측해진 딸이 걱정되어 하루빨리 괜찮은 사위를 맞고 싶어한다. 그러나 오이오의 외모에 대한 소문이 난 뒤 아무도 그녀와 결혼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중매로 먹고사는 이의 추천으로 외모는 괜찮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 로닌(주군이 없이 떠도는 사무라이로 안정되지 못한 상태)인 이에몬을 사위로 맞게 된다.

 

결혼식날 처음 오이와를 본 이에몬은 온통얽고 한쪽 눈꺼풀이 내려앉은 그 얼굴에 기함하지만 안정된 지위와 생활을 위해 결혼을 하고 운 좋게도 결혼 후 장인인 다미야와 장모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준다.

이에몬은 안그래도 성정 자체가 바르지 못한 사내였기도 했고, 아내의 혐오스러운 외모에 정을 못 붙이고 있던 터라, 고삐가 풀려 버리자 난잡하고 방탕한 생활로 하루하루 보내게 되었고, 그런 이에몬 곁에는 더한 양아치인 기베라는 작자가 붙어버린다.

 

기베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게이샤 출신의 첩 때문에 골치아파 하다가 이에몬을 꼬셔 아내와 이혼을 하게 해 줄테니 자신의 아름다운 첩을 데려가 살라고 한다. 이에몬은 바로 동의했고 이에몬의 아내인 오이와는 기베의 "당신 남편, 이에몬의 행태가 상부에 알려져 징계 직전이다. 당신이 다독야봐라.", "더이상 안 되겠다 곧 잘리게 될 것 같다. 우선은 당신이 이혼하고 좀 떨어져 있어봐라. 일자리를 구해주마. 당신 때문에 이에몬이 마음을 못 잡는 것 같으니 좀 떨어져 있다가 안정되면 다시 와라."는 말을 믿고 이혼을 한 뒤 일을 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떠돌이 장사꾼에게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 오이와는 그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 분노와 치욕, 좌절감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모노노케가 된 듯하다.

 

자, 그럼 이에몬은 어찌 살고 있을까?

 

이에몬은 기베의 첩을 아내로 두고 자식을 여럿 낳아 행복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고(그렇다면 기베의 아이까지 모르고 같이 키우고 있다는 애기가 되는 건가?), 기베 역시 방탕하고 자유스럽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가 오이와가 사실을 알았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겁 먹었지만 잠잠하자 안심한다.

 

하지만, 모노노케로 변한 오이와의 복수로 이에몬은 아이들과 아내를 차례로 읽고 자신도 지붕에서 떨어져 죽게 되며, 이 일의 원흉인 기베 역시 자신과 함께 그 집안 사람 모두 병에 걸려 죽개 된다.

 

한국에서도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는데, 일본도 이런 점은 비슷했던 건지 간혹 괴담이건 기담이건 전설에서건 간에 비슷한 교훈을 담은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것 같다.

 

 

참, 이 책의 표지 이미지 찾다가 기담에 관련된 아마도 영화 장면인 듯한데, 피 흘리는 여자의 이미지를 보게 됐다.

아~~ 소름이  돋아. 눈도 못 마주치겠어서 후다닥 창을 닫아버렸다.;;;

 

글보다 눈으로 온 자극이 더 강렬하긴 했나보다. 계속 여운이 남아서 무섭다.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

 

좀 읽은지 된 작품인데, 문득 생각나서 기록으로 남겨본다.

 

한창 책에 빠져 이것저것 읽어댈 때 접한 책이라, 줄거리들과 등장인물들이 섞여버려서 제목과 작가와 줄거리를 매치하는데 고통이 좀 따랐다.

 

나날이 늘어가는 건망증에,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한번쯤은 머릿속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이렇게 몇 자씩 끄적여 본다.

 

 

 

일본에서 가장 촉망받는 작가 중 선두 그룹에 속해 있는 이사카 코타로.

 

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상에 다섯번이나 후보로 선정되고, 최초로 일본 서점 대상에 5년 연속 후보로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그의 작품들은 신선한 소재와 구성, 재치 넘치는 문장들로 꽤나 흡입력이 있어 한번 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라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마왕'이지만, 좀더 재미있게 본건 '사신 치바'. 아무래도 일본 극우주의와 파시즘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풀어나간 '마왕' 보다야, 좀더 인간의 평범한 삶에 가까운 일상을 그린 '사신 치바'인 건 당연하다. 하지만 '마왕' 역시 무거운 주제를 초능력이 있는 형제들이라는 설정으로 풀어나가 제법 흥미로웠다.

 

아무튼, 그의 작품 중 무려 여덟편이나 영화화됐으며, 다섯작품은 만화로, 그외 다수가 연극, TV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로 재탄생되었다고 하니 꼭 찾아봐야겠다.

 

 

 

<사신 치바>

 

치바의 직업은 사신.

자신에게 지정된 인간을 7일 정도 따라다니며 관찰하다가 그들의 생과 사를 결정하여 상부에 보고하는 게 바로 그와 같은 사신들의 업무.

 

다른 사신들이 그렇듯, 치바는 사신으로서의 업무에만 충실할 뿐, 인간 개개인의 삶과 죽음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들을 동정하지도 않고 안타까워하지도 않는다. 인간의 감정을 가지지 않은 사신인 그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슬퍼하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걸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치바가 유독 관심 있는 게 있었으니,  의외로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음악이다.

 

치바가 근무하는 날은 유독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아서 '치바는 비를 몰고 다닌다'는 말까지 돌 정도이다. 아무튼 그런 그가 담당하는 사람들과 엮이고 그들의 생활에 관여를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사신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암울하고 괴기스러운 내용을 상상하게 되는데, 치바라는 무심하면서 독특한 캐릭터와 사신과 접촉하면 기절한다든지, 수명이 단축된다든지 하는 기발한 설정과 깔끔한 문체가 더해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도 치바와 비슷한 업종이 있다. 다만 그들은 저승사자로 불리우면서 검은 옷에, 검은 모자에, 입술도 퍼렇다못해 검고, 얼굴은 핏기 하나 없고, 무척이나 무뚝뚝하여 결코 살아 있는 인간들과는 섞일 수 없는 존재인데 비해 사신 치바는 다소 엉뚱하면서 외모 역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사람으로도 변신 가능하여 심지어 우리와 섞여서 살아간다.

 

7일 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되는 걸까? 아니 살 수 있을까?

사신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7일 뒤 죽을 혹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 될 다른 사람 곁에서 보낸다는 건 어떤 걸까?라는 의문이 남기도 한다.

 

요즘같이 주변에서 죽음을 조금씩 접하고 있는 때에 사신 치바가 생각나게 된다.

 

물론 어릴 적부터 종교를 믿는 터라, 사신이라는 존재는 극구 부인하는 편이지만 뭐 허구 속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생각하고 어쩌다 한 번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창밖을 보면서

'아, 오늘은 사신 치바가 일하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

책을 고르다보니 읽었던 걸 또 고르고, 또 사고 그러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바로 지난 주 읽었던 책도 기억 안 나고 해서 간단한 도서 리뷰로 남겨보자고 일단 결심은 했는데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다.

 

 

이 책이 내 눈에 뜨인 것은 행운이다 싶었던.

 

들어본 적도 없는 전혀 모르는 작가. 하타 타케히코.

(하긴 내가 아는 일본인 작가가 몇이나 되기에 들어본 적 있고 없고를 따지겠는가)

 

극작가, 소설가,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인 그는 다방면으로 재능이 있는 작가인 것 같고,

처음 읽은 그의 작품 언페어의 신선한 이야기의 전개방식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간만에 매력적인 작품을 만나선지

'아, 뭔가 극작가의 작품은 일반 작가들과는 다른 걸까나'하는 생각도 가져보고.

 

이 외에도 재미있는 작품을 더 썼을 것 같아서 찾아봤지만, 언페어와 유키히라의 살인보고서 정도밖에는 찾지 못해서 무척 아쉽다.

그는 여형사 유키히라 나츠미 시리즈인 언페어와 살인보고서 외에 다양한 각본을 썼는데, 내가 접할 수 있는 작품엔 한계가 있고 해서.

우선은 급한대로 일본에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언페어(원작 추리소설)을 구해서 한편씩 보고 있는데, 아~이런. 원작보다 120%는 부족하다.

 

원본의 감동을 무참히 밟아버리다니, 어쩜 이렇게 전혀 몰입이 안 되게 만들었을 수가 있니? 

 

평소 쿨하고 냉정한 독설가로 남자들 소굴인 강력반에서 검거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살인자를 검거하기 위해 실제로 범인을 사살한 경험이 2번이나 있는 그래서 대중에게는 비난을 받거나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기도 하지만 본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정말로 쿨한

그러나 가정에는 특히 딸한테는 소극적이며, 본인이 사살한 범인에 대한 원초적인 죄책감이랄까. 그로 인해선지 잠을 못 이루는 겉으로만 강하고 안으로는 여리고 부드러운 면을 가진 멋진 그녀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더라.

 

책 표지에 그려진 유키히라는 대박 미녀이지만, 아, 일드에서 나온 그녀는 어쩐지 매치가 잘 안 돼.

(시노하라 료코 미안)

 

뭐~ 그래도 끝까지 볼 거지만하고 다짐했지만, 결국 언페어 2편 보는 중에 포기.

 

 


 

 

 

언페어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작품의 전개방식이 일반적이지는 않다. 살인자와 관계자들과  여형사 유키히라, 그 파트너인 안도형사의 다양한 시점과 시각에서 접근하여 지루하지 않으며,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풀어내서 한순간에 끝나버린다

 

범인이 출판사들과 경찰에 보낸 앞으로 자행할 살인이 적힌 추리소설을 경매에 붙여 거액에 낙찰하지 않으면 살인을 하겠다는 엄포를 놓는다.

 

도덕적인 부분과 여론의 비난을 의식하여 눈치 보기에 바쁜 출판사. 그 와중엔 이익을 위해 결국엔 입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곳도 있고...

 

아무튼, 한번 쥐면 손에 놓을 수 없는.

 

 

 

 

 

굉장히 특이하고 대단한 사건을 유키히라만의 마술같은 수사법으로 술술 풀어나가는 전개는 결코 아니다.

유아 유괴사건과 맞물린 소녀들 연쇄 사건까지. 이런 장르에 간혹 보이는 소재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코난이나 김전일 같은 추리의 대가도 아니고, 단지 의욕이 있고 직분에 충실한 오로지 수사에만 매달리는 유키히라라는 여형사의 수사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만 전개되는 이야기이지만,

이 역시 특별히 지루하지 않게 잘 읽었다.

 

 

아마도 이 두 책을 읽기 시작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 작가의 작품을 더 보고 싶은 아쉬움에 허탈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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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

나는 참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슬플 때도 울고, 화날 때도 울고.. 억울할 때도 울먹인다..
하물며, 애까지 딸린 엄마가 심한 몸살 감기에 아프다고 훌쩍이기도 한다 ㅠ.ㅠ;;(아.. 부끄럽다)

그래서
'난 제때 할말도 못하고 특히나 말싸움이 생겼을 때는, 울먹울먹 바보처럼 더더더 거리면서
내 의사 표현 하나 제대로 못하는 바보같은 사람이다'
라고 느낄 때가 너무도 많다

어릴 적부터, 똑순이, 악발이, 당차다 는 말을 듣는 아이들이 부러웠고,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 같았지만
내 천성이 그러하지 못한 걸 어쩌랴..

그냥  그렇게.. 약하고 조금은 모자란 나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게 되더라

그런데, 이 주책스러운 눈물을 내 의지로 도저히 감당못할 일이 있었다. 그제, 어제 그리고 오늘..
얼마나 얼마나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던지.. 울다 지쳐 목이 말라 물까지 마셔가며...
딸애가 어린이집에 가서 이런 엄마를 안 본게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이유인즉슨.... 책 한권이다...

시골외과 의사인 박경철씨가 의사 생활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모은 책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지금은 그 후편이 나왔던데, 난 이제야 1편을 읽고 울고불고 뒷북이다

 

요즘 들어 아니 요 몇 년간, 이런 책은 제대로 한권을 읽은 적이 없을 정도로...
글과, 책과 멀어진 나...
그러나 이틀만에 거의 끝을 달리고 있는 이 책의 정체는...

삶, 내가 모르는 이웃들의 처절한 삶이다

치매에 걸려 사랑하는 손자를 곰국으로 만들어 버린 할머니 이야기..
복벽결손으로(내장이 밖으로 죄다 나와 있는 상황) 죽어간 신생아 곁으로 가서 외로움을 달래주겠다던 유서를 남기고 떠나버린 모정...
미감아(나병환자들의 자녀를 일컬음) 출신으로 세상의 편견과 멸시에 당당히 맞섰던 진우씨의 슬픈 사연...
고등학생의 몸으로 6.25에 학도병으로 징집돼서 몸도 마음도 무너져버린 할아버지,
그저 위험에 처한 국가를 위해 국가에서 내린 명령으로 전쟁터에서 온몸에 총검의 상흔을 남기고 둔부의 대부분이 날아갔지만,누구에게서도 고맙다는 말한마디, 보상 한번 제대로 못 받고 죽지 못해 살고 있던 그 할아버지의 한마디..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졌읍니껴?내가 무슨 큰 죄인입니껴?"

 

콧물 눈물 휴지로 훔치다 보니 눈은 충혈됐고, 목은 잠겨 버리고... 휴지는 어느새 1두루마리가 다 풀려버리고..
가깝지 않은 주변에서의 몇몇 죽음, 특히나 자살을 보면서...
절대 절대로 공감할 수 없었고, 그렇게 어리석은 일이 없다고만 생각하던 나...

물론 지금도 목숨 줄을 놓는 것보다 어떤 고통이든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절망을 겪어보지도 않은 자의 세치 혓바닥으로 그들 앞에서 삶과 죽음을 감히 이야기하기 송구스럽다고 한 작가의 말처럼,
비수처럼 그의 가슴에 파고드는 유서를 남기고 가야하는 그들의 간절함이 내게도 전해지는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절망적이어도 죽기보다는 살아서 꿈이라도 꾸어보는 게 더 나은 거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고...
그동안 나만 엄청나게 힘든 일들을 겪고 있다는 생각에
나를 짓누르는 세상의 무게에 엄살 아닌 엄살을 피우면서 살았었는데....

나와 함께하는 이웃들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무거운 삶과 애통함, 처절함을 느끼면서 너무도 안타까웠지만,
정말로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게 되더라...

더 넓고 큰 집에 멋진 부엌을 가지고, 더 좋은 차를 타고, 더 고급스러운 치장을 하고,
내 아이가 최고의 대학을 가기를 바라는 삶보다...
아픔을 가진 누군가의 동행이 되어 드릴 수 있는 삶,

세상을 향해... 삶을 향해...
나는 정말로 사람답게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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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보통신 진흥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핸드폰찾기콜센터(www.handphone.or.kr)에는 한달 평균 6,500여 대의 핸드폰이 새로 접수된다고 한다. 고가의 핸드폰을 잃어버리고도 '에라, 잘 되었다 이참에 신형으로 바꾸자'는 생각으로 찾아가지 않는 전화기가 이미 3만 6천여 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간혹 핸드폰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단지 저장된 전화번호 때문이라고 한다.

컬러링 때문에, 카메라 기능과 MP3 기능이 욕심나서 우리가 최신형 핸드폰을 기웃거리는 동안, 아프리카 콩코에서는 고릴라가 보금자리를 읽고 멸종되고 있다. 순박한 원주민들은 지긋지긋하게 이어지고 있는 내전에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우리가 핸드폰을 오랫동안 소중하게 쓰는 일은, 단지 통신비를 아끼고 물자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일이 아니다. 지구 반대편의 소중한 생명들을 보호하는 거룩한 일이다. 나아가 무의미한 죽음을 거릅하는 전쟁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고 지구촌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게 만드는 위대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 박경화,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중에서-

몰랐다

고릴라가 핸드폰을 왜 미워하는지..
산에 올라가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야호"하고 외치는 것과 휴대폰을 눌러대며 정상에 올랐음을 자랑하는 것 등이 산새들과 산동물들을 그렇게 스트레스 받게 하는지..
내가 편하게 누리는 사소한 것들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선 누군가가 고통받고 있는지..
올해 6월부터 깊어가는 가을인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나 싫어하는 비가 아직도 오락가락하는이유를...

얼마 전 우리나라가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로 바뀔지 모른다는 기사를 접하고 아차 싶었다.


그렇다면 내 주변을 이루는 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자동차 매연, 에어컨가스, 일회용품, 일회용 아기기저기, 각종 세제들, 농약... 그게 다일까??

그렇다면 나는 그 주범과는 거리가 먼 걸까?

환경오염, 환경보호를 저 먼 나라의 나와는 다른 고귀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이 실천할수 있다거나, 내가 환경에 크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내 일상에서 한번 찾아보면,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의 외출은 가급적 차 운행 횟수를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쓰레기의 낭비를 줄이며,
겨울엔 실내에서 옷을 적당히 입어 난방을 넘치게 사용하지 않고 쓸데없는 전기의 낭비를 삼가며,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휴대폰을 바꾸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며,
수 많은 동물의 목숨과 바꾼 값비싼 코트에의 욕심을 버리는 것,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 여기서부터 환경 보호는 실천되고 있는 거겠지.


"뭐 나 하나쯤 괜찮지 않을까? 누군가 환경을 생각해서 뭔가를 할 거야. 다른 사람도 그런데 나 하나 고친다고 환경이 사는 건 아니잖아?" 그런 생각은 위험하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 나와 내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이 환경들은 내것이 아니며,
나만 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잠시 쓰다가 내 자식들과 그들의 자식들에게 소중히 건네줘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좀더 편하자고 누군가의 이익만을 앞세운 무리한 개발로 점점 사라지는 갯벌,
황폐해지는 산과 들, 인간이 내뿜는 독한 쓰레기로 병들어가는 바다..

정말 이러다 이 지구가 병들면 어쩌지? 그때가서 후회해도 소용 없을텐데... 걱정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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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선물로 날아온 학교 후배의 선물, 엄마 학교.

졸업하고 근 반 년만의 연락이라 선물 자체보다 후배의 안부 전화가 고맙고 살가웠다.
지난 몇 해를 알아오면서 솔선수범하고 남을 더 생각하면서도 결코 부산스럽게 나서거나 가볍게 행동하지 않은 후배였기에 혹 엄마라는 타이틀을 지닌 내가 자신이 보낸 '엄마학교'를 보면서 거슬려할지를 걱정하는 멘트를 카드에 적는 사려를 보였다. 걱정은.. 언니는 니 그 고마운 마음밖에 안 보였다.

지은이는 서형숙이라는 친환경 공동체인 한살림의 간부이며, 많은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을 사는 아이들을 키운 엄마이다. 물론 지은이가 아이들을 성공적으로 키웠기에 이런 책을 여러 권 쓸 수 있었으며,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그들 뿐 아니라 나의 부러움도 사며, 엄마학교까지 운영할 수 있었겠지..


그럼, 세상의 엄마들, 이제 곧 진짜 엄마가 되는 예비 엄마들 함께 읽어 보기로 하자.


이 책은 크게 4챕터로 구성돼어 있으며, 각각 다정하고 영리하고 대범하고 행복한 엄마가 되자가 주제이다.

1. 다정한 엄마는 아이를 아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들이 하는 사소한 혹은 조금 큰 실수라도 짜증보다는 사랑으로 감싸며, 아이들에게 계속적인 관심을 주는 등, 엄마가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느낄 수 있게끔 무한한 사랑을 주라는 것이다.
아이의 능력, 재능, 아이의 미래 등에만 신경 쓰지 말고 아이가 내 곁에 있음에 감사하고 아이 자체가 축복이라는 걸 느끼라는 거다.

그 방법으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이가 작은 일이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크게 칭찬하고, 평소 정확하고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가 긍정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게 하며, 사춘기 같이 아이가 어렵고 갈등하는 시기에는 너무 가까이서 간섭하거나 화내기보다 거리를 좀 둔 곳에서 아이를 살펴 보고 기다리는 게 좋다고 한다.

2. 영리한 엄마는 많은 엄마들이 궁금해했던 부분을 가장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저자의 육아법이 잘 나타나 있다. 특별한 건 없다. 모든 엄마들이 거의 다 아는 내용을 저자는 실천했을 뿐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도 배우고 또래집단에서도, 학교에서도, 이웃 어른들에게서도 배운다.
아이 주변의 일상에서 많은 걸 배운다. 어린 시절의 모든 체험이 아이가 컸을 때, 긍정적으로 나타나므로 호기심 덩어리인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나쁘고 위험한 일을 제외하곤 모든 걸 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나 역시 간혹 주변에서 바로 앞의 미래만 보고 아이에게 잔뜩 짐만 짊지우는 엄마를 보곤하는데, 이 책은 그런 엄마들에게 아이의 더 먼~ 미래를 보고 키우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이가 어릴 적은 원 없이 놀게 하고 엄마는 곁에서 느긋한 맘을 가지고 칭찬하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며, 아이 스스로 해낼 수 있게 하되, 필요한 시기가 됐을 때나 아이가 굉장히 흥미를 가지며 배우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필요한 교육을 시키면 된다.

특히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경험과 책은 학원 수업보다 우선이며, 인생의 친구 또는 삶의 길잡이가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 사회는 함께 사는 사회이며, 보이지 않는 많은 곳곳에서 수고하시는 이들이 있다는 것, 그분들께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정신적으로니 감정적으로 건강하고 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엄마가 정성스럽게 챙겨주는 유기농 우리 먹거리가 더해진다면 아이의 지능과 신체는 더욱 건강하게 된다.

3. 대범한 엄마는 아이의 일을 지나치게 간섭 말고, 아이의 실수는 실수로만 받아들이고 감정적으로 화를 내서 아이 맘에 큰 상처를 남기는 일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공부하고 학원가고 여러 가지의 악기를 배우는 등의 엄마의 스케쥴에 아이를 맞추지 말고, 아이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줘서 자기의 시간 조절을 할 수 있게 해야 놀 때는 놀고, 집중해서 공부할 때는 공부할 수 있는 영리한 아이로 자란다.

특히, 우리 나라의 교육 환경이 그렇다는 핑계 아래에 아이를 공부로만 구속하지 말고, 아이의 인생을 크고 넓게 보고 설계하여 결과 보다는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고 성실히 임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교육보다 학교 교육을 우선시하고 학교 선생님을 믿고 아이를 맡기되, 부적절한 대우나 체벌에는 단호함을 보여야 하며, 내 아이만을 사랑스럽게 보지말고, 길가에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와 같이 사랑하는 맘으로 보라고 한다.

4.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한 사람이 된다. 돈에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서로 칭찬하고 사랑의 눈으로 보고, 서로의 사랑을 수시로 표현하는 가정의 중요성을 행복한 엄마에서 말하고 있다.

아이를 사랑하기에 앞서, 나를 사랑하고 칭찬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또한 중요하며 필요하며, 가족간의 작은 이벤트를 자주 열어 가족간의 추억으로 만들고 그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이는 엄마가 믿는 만큼 자란다고 한다. 부모의 완전한 신뢰와 따뜻한 사랑 속에서 크는 아이들이 잘못될 수 없으며,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감사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으로 자란다.

나는 과연 내 아이를 얼마나 믿으며, 아이를 사랑의 눈으로 봐았을까?
뒤돌아 보게 된다.

아이는 자기의 거울인 부모를 보고 자라지만, 훗날 그 부모를 능가한 사람으로 자란다.
나의 아이가 나보다 더 훌륭하고 큰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며,
끊임없는 사랑과 많은 칭찬과 격려와 관심으로 아이 곁을 지켜야겠다.

 

졸업하고 멀리 공부하러 가는 후배.... 언젠가 교정에서 다시 만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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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