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아빠 살아계실 때, 직접 까주신 밤 2kg 정도

어릴 적 군밤을 엄청 좋아했었는데, 매번 벌레를 보다보니 어느 때부터인가 안 먹게 됐는데,

아이들 간식도 해주고 밥에도 넣어 먹이라고 잔뜩 사서, 힘들게 까셔서 엄마가 직접 들고 오셨다.

벌레 먹은 밤까지 싹다 골라내주셨으니 그 정성에 안 먹을 수가 있나. ^^

 

사실 베이킹에 쓰기도 하고 당조림이니까 저장성이 좋을테니 좀 오래두고 먹으려고 밤조림을 했는데,

하루에 조금씩 야금야금 먹다보니 며칠 안 돼서 다 먹어버렸다.

뭐, 오래두고 먹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무색했다.

 

밤 당조림은 예전에 먹어본 마롱글라세와 얼추 비슷하긴 한데, 밤의 품종도 그렇고 만드는 방식에도

차이가 좀 있는 듯하다.

 

 

 

예전에 코스트코에 잠깐 들어왔어서 몇 번 사먹었는데, 그 당시 소감은 "혀가 녹을 듯했다?"고

할 정도였는데, 그래도 가끔은 생각나는 맛이었다.

 

프랑스 아르데슈 지방의 명물인 마롱 글라세[ Marron Glacé ]는 단밤을 특별히 진한 설탕 시럽에 조린 뒤, 일반적인 과일 설탕절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섬세하고 사각거리는 설탕옷을 입힌 것이다. 그러나 마롱 글라세에 쓰이는 밤은 보통 우리가 군불에 구워먹는 그런 종류가 아니다. 따로 특수한 품종이 있다. 보통 밤은 밤송이 하나에 밤알이 두 개 들어 있지만, 마롱은 하나만 들어 있으며, 덕분에 특유의 만족스럽고 꽉 찬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한층 달콤한 맛은 무엇을 해도 되는지와 해서는 안 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설탕에 조리면 마롱의 견과 향이 다소 압도 당하기 때문에,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아이스크림이나 크리미한 케이크 속으로 넣고 싶으면, 원래 마롱의 맛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만 한다.

마롱 글라세는 다른 것을 곁들이지 않고 그냥 먹는다. 식사 후에 커피, 리큐르, 또는 브랜디와 함께 즐기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브랜디나 럼에 마롱 글라세를 한동안 담가놓으면, 설탕의 대부분이 녹아들어 밤 향미가 나는 리큐르와, 풍미가 더 진하고 알코올기가 있는 밤을 맛볼 수 있다. 시럽에 남아 있는 부스러진 밤 조각을 모아 싸게 팔기도 한다.  고 나와있다.

 

 

 

재료 : 깐 밤 1키로 정도, 물엿 95g, 밤이 잠길 정도의 생수, 

         유기농 설탕+일반설탕 500g(금방 먹을 거라면 입맛에 맞게 좀더 줄여도 됩니다)

 

1. 깐밤은 씻은 뒤, 찬물에 좀 담가뒀다가

2. 그 물은 버리고 생수 붓고 한 10분 정도 끓인다.(뒤적이지 마세요~)

3. 다시 그 물을 버리고 생수에 설탕과 물엿과 함께 밤을 넣고 끓이되, 탁한 거품이 올라오면

    걷어내면서  계속 끓인다

4. 국물 양이 줄면서 밤에 윤기가 돌고 익었다 싶으면 한 개 건져 먹어보고 원하는 정도로 익었으면

   불을 끈다

   (자꾸 뒤적이면 밤이 부스러지므로 많이 뒤적이지 않는 게 좋아요~

    설탕과 물엿은 알아서 녹으니까요, 전 완전히 익는 게 좋아서 한 30분 정도 끓였는데,

    양에 따라 25분 정도 끓여도 될 것 같아요)

 

 

끓이는 도중 빨리 익는 게 있는데, 바로 이 투명하고 반딱거리는 밤!!!

몇 개 집어 와서 시식해보자.

 

 

윤기 좌르르하고 딱 봐도 잘 익어서 부드러울 것 같다.

당연히 달다. 근데 구수하고 부드러운 밤맛에 자꾸 집어먹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뜨거울 때 여러 차례 갖다 먹어서 결국 입안도 헐고, 저녁도 못 먹었다.

 

 

한김 식힌 뒤, 뜨거운 물로 소독한 병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고 원할 때마다 꺼내 먹기.

 

 

이때 남은 시럽은 맛탕(또는 빠스) 만들 때 사용하면 좋은데,

밤과 함게 담아둬야 마르지 않고 저장성도 좋다고 들었다.

 

 

작지 않은 병이라 넉넉하고 많아 보이는 데다가,

달달한 것보다 짭짤한 걸 더 좋아하는데도 손이 자꾸 간다.

 

결국 이렇게 만든 밤 당조림은(솔직히 마롱글라세보다는 시중에 파는 밤병조림? 정도 되시겠다) 베이킹에 쓰이기 보다는 주로 간식으로 먹어버렸다.

 

설탕의 비율은 금방 먹을 거고, 양이 많지 않고 단맛이 싫다면 좀더 줄여도 무방할 것 같다.

대신 설탕 양이 줄면 저장성은 떨어진다.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