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를 잘 안 먹는 딸애.

주로 볶음밥과 완자류를 만들어 섭취하게 하는데, 어느날은 시판 소시지를 넣어

간단하게 볶음밥을 해줘봅니다.

 

첨가물이 다른 소시지류보다 훨씬 덜 들었다고 사온 소시지(3無 혹은 6無 제품)에 칼집을 내서

같이 볶으면, 모양이 나서 제법 재미있게 먹을 수 있다.

 

여자 아이라면 이쁜 거 한창 좋아할 때니까, 밥에 꽃이 피었으면 좋아한다거나.

 

재료 : 찬밥(잡곡밥), 첨가물 적게 든 미니소시지, 애호박, 당근, 양송이, 팽이버섯, 대파(파란부분),

         계란, 천일염, MSG 무첨가 굴소스(생략 가능), 참기름, 포도씨유, 통깨

 

 

 

소시지 겉에 깊지 않게 칼집을 빙 둘러가며 낸 뒤, 3~4등분으로 자르면

 

요런 모습.

엥? 이게 뭐?

기다려 봐봐!

 

익으면서 칼집 부분이 벌어져 꽃무늬처럼 되는 거거든.

 

 

1. 재료를 준비하되, 야채는 다 잘게 썰어놓고

2. 기름 두른 팬에 소시지부터 넣고 노릇하고 칼집 부분이 벌어지게 볶다가 야채를 넣고 볶기

   (한번에 넣고 볶아도 되지만, 잘게 썬 야채가 빨리 익기 때문에)

3. 어느 정도 익었으면 계란을 풀어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익히다가 찬밥을 넣고 계속 볶기

    천일염을 넣어 간을 맞추되, 굴소스가 들어가면 제법 짭짤하므로 소금은 아주 약간만.

    '난, 굴소스가 싫어요~'라면 그냥 간장으로만

4.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뒤적여서 잘 섞은 뒤 불 끄기.

    아, 쉽다 쉬워

 

 

간단한 야채볶음밥

 

 

굽고나니 칼집은 너무 많이 내는 것보다 좀 적게 내는 게 더 이쁜 것 같기도 하고

 

 

당근 안 먹고, 파 골라내고, 버섯 꺼려하고, 애호박의 초록색을 싫어하는 큰애

후훗~

이렇게 하면 밥과 함께 다 먹게 되는 거지. ㅋㅋ

 

 

 

너무 간단해서 요리라고 올리기도 부끄럽지만,

딸애가 한그릇 싹싹 비운 기념으로

 

 

모양은 노릇하게 바짝 구워야 더 이쁜 것 같다.

 

 

 

 

오랫동안 모든 것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했었다.
이젠 삶에 대해 좀 덤덤해지고 싶다.

새로운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 잠시 머무는 것들,

그것에 다정해 지고 싶다.

민감하기 보다는 사려 깊게, 좀 더 특별하고도 편안하게,

그래서 내면의 미소를 잃지 않는 균형 감각과 타자의 가치에 휘둘리지 않는

해방된 힘을 갖고 싶다.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 전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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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