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문 극장판(1995), 은하철도 999 극장판(1998)의 수석애니메이터를 거쳐, 디지몬(1999~2000)의 TV판과 극장판 연출 및 TV 애니메이션 내일의 나디아(2003~2004) 연출, 다카시 무라카미의 원안으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초슬림 모노그램(2003)과 원피스 시리즈의 극장판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2005) 등을 감독하여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호소다 마모루
 
그의 따뜻하고 긴 여운이 남는 애니 한편, 오랜 동안 일본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시간을 달리는 소녀(원작 츠츠이 야츠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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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로 제작되는 와중에 원작과 다른 왜곡이 일어남이 싫어서 원작부터 읽어 봤다. 원작의 3/4를 읽은 뒤,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 없어서 애니를 본 뒤 다시 원작의 결말을 봐야 했다.

오랜만에 밤을 새서 애니를 보고, 책을 읽고 다음날 새벽을 졸면서 맞았다.

그리고 감히 추천해본다.

동심을 잃은 사람이라면,
뭔가 애절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블록버스터에 지쳐 잔잔한 SF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알콩달콩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리고 애니가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강하고 진한 여운으로 며칠을 가슴 설레일지도.....


우연한 기회에 시간을 거스르는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 신체이동)과 타임리프(time leap. 시간도약) 능력을 얻게 되는 소녀, 마코토(원작에선 가즈코)

마코토는 수업 후 고스케와 치아키와 야구를 즐기는 별 특별할 것 없는 어쩌면 약간은 심심한 소녀다. 어느날 철로에서 기차와 부딪히는 순간, 시간을 뛰어 넘어(즉 타임리프하여) 죽음을 피해 살아 있을 수 있게 된 사건을 계기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코토가 마음을 먹고 힘껏 달리면 시간을 과거로 돌릴 수 있는 타임리프 능력. 처음엔 필요에 따라 사소한 일에도 자주 사용했지만, 그 능력에는 한계가 있음을 몰랐던 마코토. 결국 이야기 후반부에 귀한 마지막 한번의 타임리프 능력을 사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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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주변의 평범함 일상만을 그리는 단순하고 잔잔한 청춘물이 아닌, 평범하지 않은 성장담과 청춘 연애담, 사이사이 재미를 더하는 아기자기한 SF요소들. 특히 친구의 기차 사고를 막기 위해 몇 번이고 시간을 되돌리는 장면에서의 손에 땀을 쥐는 박진감, 긴박함 또한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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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웃음과 감동을 주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물과 사건을 꼬고 변형시키지 않는, 한결같이 밝으면서 애잔함을 유지한  채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일을 다 마친다.

마코토 곁에서 다 아는 듯한 비밀시러운 미소로, 때로는 따끔한 말로 조언을 하는 이모.
한때, 타임리프를 했던 그녀가 한 말이 생각난다.  “넌 나 같은 성격이 아니잖니? 누가 늦으면 먼저 만나러 달려가는 게 너잖니?”

되돌릴 수 없는 아름답고 소중한 젊음의 시간을 사는 마코토. 소녀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그 시간은 소녀와 나, 우리에게서 아름다웠던 그 시간의 기억을 빼앗아 가는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마코토는 우리는, 그 시간에 머물 수 없고, 마코토는 쫓아 달려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으므로..

나의 안타까움이, 그리움이 마코토라는 소녀에게 감정이입됨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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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고 있는 마코토가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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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