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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31 [일본 애니] 추억은 방울방울
[추억은 방울방울]



 

- 미야자키 하야오 사단이 제작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 1991년 당시 자국 영화 흥행 1.
- 일본의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감독으로 평가 받고 있는 다카하다 이사오는 이 작품에서 역시 1960년대 일본의 생활과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매니아층이 굉장히 넓게 형성되어 있고,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 또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들이 속한 일본 문화에 대해 광적이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은 나 또한 그들의 이름 하나만으로 그들의 작품을 아무 거부감 없이 보는 게 현실이다.

 

 

도대체 그들의 작품엔 뭐가 들어 있길래, 그 작품을 통해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길래.

우리는 그렇게 열광하는가?

 

메말라버린 감수성을 되살리고 싶은 맘에 선택한 추억은 방울방울은 큰 굴곡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섬세한 터치가 돋보이는 배경그림과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 묘사, 그리고 조용하지만 힘 있게 흐르는 농민의 음악을 주포인트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보기 시작해서 든 생각은 뭐야, 귀농과 과거에 허우적대는 여주인공의 추억 여행이 소재야? 다소 지루하겠군.’이었다.

주로 박진감 넘치고 강렬한 장면으로 구성된 작품을 선호하는 나는 중간까지도 그저 심드렁했다.

완전 전원 일기군…’

 

그러나 농촌의 배경그림은 마치 우리 나라 시골을 보는 듯한 정겨움을 불러 일으키기에 부족하지 않았고, 더욱이 실사와 같은 묘사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낮과 밤의 자연광에 의한 그림자, 새벽녘의 자욱한 농촌의 아침, 일몰, 비오는 날 고인 웅덩이를 지나는 차 바퀴의 움직임과 튀는 웅덩이물, 달리는 차 창으로 스치듯 방울지는 빗방울하며, 커브 트는 차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은 마치 미세한 부분까지 놓치치 않은 정밀화를 보는 듯 하다.

또한 각 인물들의 동작과 표정도 자연스러우며, 생생하게 살아 있고 웃음을 잃지 않는다.

 

간혹 여주인공인 타에코가 가지는 무조건적인 농촌에 대한 향수는 의아했고, 그녀의 기억 저편의 초등학교 5학년인 타에코가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이 작품 전반에 흐르는 건 좀 미약하지는 않나 싶었다. 특히 타에코 아버지의 무덤덤함, 손찌검 등 가정의 분위기는 내게는 다소 생소했다.

그건 아마도 문화의 차이겠지

내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집 안에서 가족간에 오고간 많은 대화들, 가족간의 관심과 애정 표현, 가볍지 않은 따뜻한 아버지 격려와 충고와 사랑의 표현들이 떠오른다.

 

평범한 스토리와 구성,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이 작품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건, 우리 나라에서 집으로가 흥행에 대 성공한 것과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순수성과 감성을 나도 모르게 끌어올렸다 내려놓은 것처럼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동경의 대상인 고향, 시골, 농촌과 기억 저편에 있는 어린 시절의 동심, 그리운 친구들이 모든 것이 다 이 작품 안에 정겹고 아름답게 살아 있다.

 

또한 산업발달이 급속화 되면서 일본에서도 문제지만 한국 역시 심각해진 비인간화, 농업 현실, 농촌의 인구 감소, 고령화 등을 어린 시절의 주인공과 현실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무겁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뤘다.

 

끝으로 한 때,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심취했던 내 관점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을 즐기고 싶다면 노다메 칸타빌라와 주식회사 천재패밀리로 유명한 니노미야 토모코의 그린GREEN’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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