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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14 봄맞이 도시락, 계란지단 김밥 16
요리/베이킹/도시락2015. 3. 14. 10:53

 

아아아악~~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방금 반 정도 적고 있던 글  사진 입력하다가 다 날아갔어요;;;;

..... 휴.... 

 

 

 

됐어요. 심호흡 몇 번 하고나니 제정신이 돌아왔어요.

 

오늘이 화이트데이죠.

어제 남편한테 텔레그램 쐈어요.

'엽, 난 사탕 싫어해. 절대 싫어해.'

'응. 나도 싫어해.'

....

????

?

답이 없네요.

 

그래서 다시

'그래도 초콜릿은 좋아해'

....

씹혔어요.

 

 

그리고 남편이 어제 늦게 일하고 왔고, 저는 눈이 몹시도 아파서 안약 넣고 잤다가

일어나보니 편의점 검은 봉다리 안에 초콜릿이 몇 개 들어 있네요

화이트 3개는 애들 것이고, 밀크 2개가 제 화이트데이 선물?

 

그것과 바꾼 게 계란지단김밥 도시락이에요.

제가 밑져요? 안 밑져요?

 

암튼, 선물 받았으니 약속대로 계란지단 김밥 만들기 시작합니다. 새벽 6시부터 일어났어요.

 

이 계란지단 김밥은 저~~~~~번에 뭔마트 김밥코너에서 보고 사다 먹었는데,

느무 맛있더라구요. 그래서 꼭 한번 만들어 보자 했던 건데, 경주에 교리김밥집이라고 유명한 곳이 있더라구요 

 

사실 김밥은 꽤 좋아하지만, 제 지구력을 시험하는 대표적인 메뉴인지라. 자주 만들지는 않아요.

 

 

 

오늘도 새밥 짓고, 오이 단촛물에 절이고, 다른 재료 가지런히 놔두고, 계란지단 3장 부치고

당근 볶을 즈음 되니까 문득 드는 생각.

(계란은 8개에 맛술 약간, 소금 적당량 넣고 너무 얇지 않게 부쳤어요)

  

여기가 어딘인가

난 누구인가

여기서 도대체 뭘하고 있는 걸까....

 

잠깐 하던 걸 멈추면 어떨까를 물었더니 남편 왈

'애들이 좋아하잖아.'

 

 

흥. 김밥 킬러는 자기면서.

울 애들 사먹는 김밥 정말 안 좋아해서 배가 엄청 고플 때 외에는 잘 안 먹더라구요.

이상도 하지.

그런데 제가 만든 김밥은 맛있다고 꽤 잘 먹어요.

(이건 기쁜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니고, 나만 힘든 것 뿐이야)

남편은? 50줄 싸라고 할 정도로 좋아하고, 잘 먹어요

 

 

 

자, 계란 지단 크기가 있어서 칼로 한줄씩 죽죽 썰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잔머리 굴려 파채칼로 썰다가 지단만 쭉쭉 찢어져서

칼국수 썰듯이 지단 말아서 썰었어요.

 

 

김밥 속재료가 이뻐 보이려면, 계란 지단 부칠 때 갈색나지 않고 노랗게 부치는 게 이뻐요

(저 위에 제가 한 것처럼 말구요)

알면서 왜 그랬냐고요?

 

손이 둔해서....

아무튼, 드디어 김밥 말기 시작이에요.

 

 

재료요? 훗~

 

히히히, 준비 다 끝았어요~~

손에 주방용 장갑 끼고 말기만 하면 돼요 ^^

 

 

 

속재료는 계란지단, 햄, 당근, 오이, 단무지, 우엉 넣을 거구요

밥은 뒤적인 뒤, 한김 식힌 다음, 참기름과 통깨 넣고 버물버물해둬요~

 

 

 

자 그럼 재료 착착 얹은 뒤 돌돌 말아봅니다.

계란 지단 많아 보이지만, 걱정마세요.

 

 

싸서 잘라보면 생각보다 빈약해요.

 

살찔 걱정, 콜레스테롤 걱정 없다면 맘껏 넣으세요~

그게 더 보기 좋아요

 

 

와~ 계란을 맘껏 넣어도 된다니. 신나 신나~~~

 

 

맛 보기로 썰어뒀더니 배고팠던지 애들이 정신없이 갖다 먹어요

 

 

 

남편도 만족, 애들도 만족, 저도 만족 ^^

  

남편은 토요일이라 좀 늦게 출근한다지만, 점심, 저녁 도시락으로도 싸달라고 기다리네요.

 

 

아니, 이 사람이.

김밥으로 삼시세끼 찍으려는 거야?

 

아,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차승원씨한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휴일엔 TV 앞에 누워 꼼짝을 않는 남편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청소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몇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기적같은 일=설겆이도 하구요...

 

"왜.... 왜 이래?"

"음.. 삼시세끼 차승원 보니까 이래야 할 것 같아.'

 

 

삼시세끼는 좋은 프로군요.

나피디 만세, 차승원 만세..

앞으로 저도 챙겨 볼게요.

 

  

점심과 저녁 도시락....

어머~ 국 끓일 시간이 없네~

 

 

 

 

2단으로 싸주니 딸랑딸랑 들고 출근합니다~

 

 

 

채썬 계란지단이 들어가서 식감도 좀 다르고

맛고 괜히 다른 듯해요~ 김밥이 거기서 거기겠지만....

 

암튼 꼭 한번 만들어 보세요~

 

 

 

Posted by 함께사는 이야기